[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여야는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북한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연내 배치해야 한다는 야당과 절차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여야는 이날 국방위 결의안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포기하고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발사 행위는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넘어 분노를 촉발하고 있다”면서 “도발의 대가는 전적으로 북한 당국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종국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파탄과 영구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야는 만장일치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한민구 국방부장관의 현안보고가 이어지면서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사드배치 문제에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보수야당 의원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부각시키며 사드 배치 시급성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ICBM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가 최선”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정부가 대북군사 억지력을 키워서 북한이 까불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사드 연내 배치를 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사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배치되고 있다”며 야당의 안보공세에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사드는 ICBM을 막는 무기가 아니다”라며 “사드배치 계획이 헝클어진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민구 장관도 “사드는 북한이 보유한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 능력이 있다”며 장거리인 ICBM용이 아님을 확인했다.
한편 국방부는 전날 북한이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을 ICBM이 아닌 ICBM급 신형 미사일로 평가했다. 한 장관은 “ICBM 성공에는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며 “사거리는 충족시켰지만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진입 여부가 확인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선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크고 상당히 (핵탄두) 소형화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장관이 (직접) 확인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