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금융 디지털화 적시성이 핵심이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 실시간 제공…금융시스템 자체가 디지털화 돼야"
"고객과 소통 기반한 디지털 선도 은행 만들 것"

입력 : 2017-07-0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최근 화두는 '디지털화'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고객들의 은행 이용 방법이 대면채널에서 비대면채널로 옮겨지면서 변화에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의 디지털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란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은행의 디지털 시장 경쟁은 고객의 만족도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사물인터넷(Iot)의 등장은 모든 디지털 서비스의 밑거름으로 작용될 디지털 시장의 기반"이라며 이를 토대로 한 새로운 금융사업 모델을 만들어 완벽한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는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을 만나 미래 금융시장의 전망과 KEB하나은행이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서비스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은행들이 앞다퉈 디지털화를 미래 전략으로 삼고 있다 디지털화가 무엇인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니즈와 변화가 더 빨라지고 있다. 고객이 한 발 앞서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은행이 창구를 방문한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먼저 요구하는 형태로 시장이 진화되고 있다. 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은행들의 변화가 필요해지고 있다. 디지털화란 이런 것이다. 4차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과 경험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수단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그래서 생체정보(바이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고객이 한발 앞서 있다는 것의 방증이다. 과거에는 은행들이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은행이 움직이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때문에 기존에는 일부 상품에 대한 디지털화가 진행됐다면 이제는 금융 시스템 자체가 디지털화 돼야한다. 특히 이를 위해선 고객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관리되는 적시성이 중요하다. 고객의 접점이 다양해지면서 플랫폼은 늘어났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때를 맞춰 먼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아직 미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KEB하나은행이 추구하는 디지털화다.
 
-은행들이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 사업 부분을 강화하는데 어떻게 보나.
  
조직은 늘 바뀌는 것이다. 어떻게 바뀌는 것이냐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꿔야한다. 은행의 디지털화 성공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에 따라 지금 현재의 조직구조를 갖고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환경이 변함에 따라 조직은 자연스레 생기기도 없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조직이 변화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조직을 바꾼다고 해당 비즈니스 분야를 선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과 정보만 갖춰지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EB하나은행은 프로젝트 중심의 혁신 조직인 셀(Cell)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래금융사업본부의 모든 소속 부서를 미래금융사업부로 통합해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프로젝트 중심의 유연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디지털화를 선도할 수 있는 비결이다.

-디지털화를 통한 금융상품의 가치가 다양화되고 있는데 눈여겨 보는 사업이 있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금융시장은 모바일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비대면 플랫폼과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새로운 수단이 등장한다면 금융시장은 다시 또 변화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같은 입장에서 향후 주목하고 있는 사업은 스마트 글라스다. 현재 은행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생체정보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객은 더 편리하고 더 쉽고 더 빠르게 서비스 받기를 원한다. 때문에 4차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향후 스마트글라스가 보편화될 경우 안경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지리라 본다. 예를 들어 홍채정보를 통해 개인 인증을 받거나 음성인식으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주변 부동산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등 더 발전적인 다양한 금융서비스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래적인 얘기인데 현재 기술력으로 가능한가.

충분히 실현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스마트폰도 그렇다. 우리는 손바닥 안에서 모든 금융업무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것을 눈으로 옮기기만 하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이 나온다면 간단하게 보는 것만으로도 금융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이런 금융 서비스의 초석이 되는 기술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스피치투텍스트(STT) 기술이다. KEB하나은행은 음성 명령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음성 인식 텍스트뱅킹'을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뱅킹(Text Banking)은 문자 메시지(SMS)로 송금할 수 있는 대화형 금융플랫폼이었다. 여기에 음성인식과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결합한 지능형 인터페이스 기술 '빅스비(Bixby)'를 접목해 더 발전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또한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하나머니GO'를 출시했다. 하나멤버스의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를 현실로 끌어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밖에도 음성비서 서비스 '누구'와 접목한 인공지능 음성 금융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같은 기술력이 응집되는 플랫폼 수단이 스마트글라스에 접목된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또다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한 KEB하나은행만의 특별한 목표가 있나.
 
디지털화의 성공은 고객에게 더 편리한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이종산업간의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핀테크의 발전으로 은행들은 경쟁 금융사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IT기업, 유통기업 등 이종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KEB하나은행은 고객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마치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하는 네트워크 기업(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원큐랩(1Q Lab)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나 포부가 있다면.
 
금융시장과 은행의 변화는 고객과의 소통에서 시작된다. 소통은 기업이 당면한 문제점과 사업의 발전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예를 들어 직원과 손님과의 소통, 직원간의 소통, 손님 간의 소통도 금융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제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사람 뿐 아니라 기계와의 소통도 조금씩 접근해가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디지털화는 이러한 '소통'을 기반으로 계속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가장 근간은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고 인간과 인간이 연결되는 것이다. 그 사이에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선도 은행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의 모습. 사진/KEB하나은행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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