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지난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티몬이 신현성 의장과 유한익 신임대표을 중심으로 이원화된 체제로 경영진이 재편됐다. 신 의장은 장기 전략 수립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유 신임대표는 티몬의 현장 경영을 도맡는다. 실적 반등을 위한 승부수이다.
6일 티몬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유한익 최고사업책임자(CBO·33)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만 7년간 경영을 이끌었던 신현성 티몬 창업자는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경영진 교체에 나섰다. 영업 부문 최고책임자였던 하성원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5월 퇴사했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의장과 유한익 티몬 신임대표이사. 사진/티몬
신 의장은 이번 재편으로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지속성장하는 모바일 광고 시장에 주목해 '미디어커머스'(방송·쇼핑 결합) 모델을 만드는데 전념한다.
티몬은 올해 신선식품 판매서비스인 '슈퍼마트'와 항공, 호텔 등 여행상품, 기존 상품 강화 등 세 분야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있다. 자주 소량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슈퍼마트로 티몬에 이용자를 불러모으고, 여행 상품 차별화를 통해 매출을 키우며, 기존 상품들의 내실을 강화하자는 전략이다. 유 신임대표는 이런 티몬의 핵심 사업을 챙기는 현장 경영을 도맡는다.
티몬 슈퍼마트의 경우 신선식품 직매입을 시작하면서 올해 초 매출이 1개월 만에 240%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무료배송 기준액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인상하고 2만5000원 이하의 물품을 구매하면 3000원의 배송비를 지불하도록 해 소셜커머스간 배송 출혈경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여행부문의 경우 경쟁 온라인쇼핑몰 중 가장 많은 약 6000여개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텔과 펜션, 항공 등 기존 사업자인 부킹닷컴, 플라이트그래프 등과 제휴 및 협력을 통해 즉시 예약 등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2년전 티몬 대주주가 된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적자 폭이 매년 커지는 데다 상장 시도도 무산되자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에 입김을 불어넣은 것이 아니냔 분석도 있다. 지난 2015년 5월 KKR-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7억8200만달러(당시 약 8600억원)에 티켓몬스터 지분 59%를 인수한 바 있다. 이 금액에는 티켓몬스터 지분 가격,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포함돼 있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액이 2036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551억원, 1560억원을 기록했다.
티몬 관계자는 "신 의장이 현장 경영선에서 완전히 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회사를 10~20년 오래 끌고 가기 위해 이원화 체제로 가야겠다는 의지가 강해 이번 재편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