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KT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료분야 진출에 적극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인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대한민국 ICT 대표기업으로의 자리매김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의무를 국제무대로 넓힘으로써 글로벌 신인도 제고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황창규 회장의 강한 의지가 추동력의 원천이란 게 KT 안팎의 설명으로, 미래 먹거리로서의 준비도 내포됐다.
KT는 지난 1월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의 '리드 컴퍼니‘에 가입했다. 사진은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리즈 킹고 UNGC 사무총장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KT
특히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에 대한 황 회장의 관심이 크다. 황 회장은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회의에서 전세계 800여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를 제안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전 세계 이동전화 이용자 73억명의 해외 로밍 정보를 분석하면 감염병의 전파 경로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며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KT는 지난해부터 질병관리본부,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함께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스마트 검역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감염병 발생 지역을 방문한 여행자의 로밍 데이터를 분석해 검역에 활용한다. 스마트 검역 시스템은 지난 7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함께 개최된 B20 헬스 이니셔티브의 정책서에 사례로 명시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B20 정책서에는 "G20 회원국들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민관 파트너십을 지지하고, 보건 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을 지지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B20은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열리며, 각국 대표 경제단체들을 주축으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한다.
이와 함께 KT 컨소시엄은 지난 7일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17 빅데이터 플래그십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컨소시엄에는 BC카드와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관리본부가 참가했다. 컨소시엄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간 및 동물 감염병의 확산 방지 체계’ 구축'을 제안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KT는 또 지난 5월 케냐 1위 통신사업자인 사파리콤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케냐에 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문자메시지 발송 시스템을 구축한다. KT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 지원 및 컨설팅을 담당한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한 감염병 빅데이터 관련 활동이 G20 정상회담 19개 의제 중 하나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뤘다"며 "향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