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질환으로 여겨지던 탈모가 여성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만8543명이었으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45%(9만3907명)가 여성 환자였다. 뿐만 아니라 여성 탈모 환자 중 30%가 20~30대로, 젊은 여성에게도 탈모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호르몬 등 다양하지만, 철 결핍성 빈혈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 결핍성 빈혈은 혈액의 구성 성분인 철분이 부족해 적혈구 생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로, 특히 여성에게 흔하다.
여성은 매달 월경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는 데다 임신, 출산 등으로 철분이 결핍되기 쉬우며, 다이어트 등으로 영양이 불균형한 경우도 많다. 또 40대 이후부터는 생리량 증가와 관련된 자궁 질환의 발병률이 늘면서 철 결핍성 빈혈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그렇다면 철 결핍성 빈혈이 탈모를 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철분이 모낭 세포를 분열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발 성장에 필수적인 단백질이 철을 함유한 페리틴(ferritin)인데, 철분 부족 시 페리틴이 모낭 세포 분열에 관여하지 않고 혈액으로 이동하면서 모발이 가늘어지고 결국 탈모로 이어진다. 실제로 의료계에서는 휴지기 탈모를 가진 여성의 70% 가량이 철분 결핍이라고 추측한다.
철 결핍성 빈혈을 막기 위해서는 철분을 보충하는 것이 기본이다. 철분은 동물의 간이나 어패류 등에 많이 들어 있지만 식품 속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20% 안팎으로 낮은 편이다. 때문에 효율적인 섭취를 위해서는 철분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철분제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데, 제품을 선택할 때는 비헴철 여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철분은 크게 동물성 철분인 헴철과 비동물성 철분인 비헴철로 나뉘는데,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여성들은 비헴철을 섭취해야 더 효과적으로 철분을 보충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영양학회에서 발표한 ‘영양학의 최신정보’에도 철 저장량이 낮을 경우 사람의 비헴철 흡수율은 5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또한 비헴철 철분제 중에서도 자연 유래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더욱 안심하고 섭취 가능하다. 유산균 등 자연 원료에서 얻어낸 철분은 우리 몸이 무리 없이 흡수할 수 있어 체내에서 보다 안전하게 작용하며, 원료 속에 들어 있던 효소와 산소 등의 보조인자가 영양소 대사를 도와주기 때문에 생체이용률도 높다.
아울러 비타민 영양제를 고를 땐 불필요한 첨가물은 최대한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등의 화학부형제다. 화학부형제는 철분제의 알약 제조 시 결착제, 안정제, 코팅제 등으로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영양소가 아닌 생산 편의를 위해 첨가되는 인공 성분이므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화학부형제 없는 철분제 브랜드 뉴트리코어 관계자는 “여성들은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만큼, 음식과 영양제를 통해 철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며 “철분제는 보통 1~2달 꾸준히 먹어야 하므로, 제품을 고를 땐 원료와 첨가물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