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스마트공장 정책이 도입된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다수 스마트공장이 기초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스마트공장은 중소·중견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임에도 대응 여력은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 경영을 이끄는 CEO들의 인식부터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난 2014년부터 스마트공장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4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공정 일부를 스마트화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구현한 기업들 가운데 81.2%가 기초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여기에 포함된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공장은 IT기술 활용 정도와 역량에 따라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화 등 4단계로 구분된다. 기초단계는 일부 공정의 스마트화, 중간1은 IT기반 생산관리가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중간2는 IT, SW기반의 실시간 통합제어가 가능한 수준이며, 고도화는 IoT, CPS 기반 맞춤형 유연생산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도화 수준의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중간1과 중간2도 각각 16.2%, 2.6%로 비중이 크지 않다. 중간2 수준을 갖춘 기업 마저도 대다수가 대기업이다.
스마트공장 도입의 핵심 주체가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술 수준이 낮은 데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의 인식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전국 300개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6%가 '들어만 봤다.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응답 기업은 1.7% 수준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마트 공장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스마트공장화 인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스마트공장화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부터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식과 기술, 유연성과 민첩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만큼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이기 때문이다. 고대진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제조업의 스마트화"라며 "과거에는 자본과 노동력이 우원한 대기업이 유리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누가 퍼스트 무버가 되느냐가 중요해지면서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극적으로 준비하면 오히려 중소기업에게 기회인 만큼 기업을 이끄는 대표들부터 변화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