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중소기업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정책에 힘이 실리며 기대감이 높았지만 중소벤처부 신설과 추경예산안이 지연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중소기업 업항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87.3으로 전월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새정부 출범 기대감에 지난달 경기전망지수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한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SBHI는 100 이상이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이 부정적인 답변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미만이면 반대를 뜻한다.
새정부 출범 이후 친중소기업 행보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기대감은 한층 커졌지만 조직개편과 추경예산안이 지연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인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부 승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업계는 빠른 조직개편을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추경예산 통과도 중소기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회에 제출한 11조2000억원 수준의 추가경정 예산안 가운데 30%는 중소기업청 소관인 만큼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추경 역시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대감이 꺾이면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였던 평균가동률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 5월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73%로 집계됐다. 올 1월 72.2% 이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였지만 5월에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평균가동률은 기업이 갖고 있는 생산설비의 월간 생산능력 대비 해당 월의 평균 생산 비율을 말한다. 생산설비의 이용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경기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빚 부담도 높아졌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액에서 원리금을 한 달 이상 연체한 금액 비중을 말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5%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말 0.85%를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서 업무 착수가 시급하지만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우려되는 분위기"라며 "중소기업이 고용시장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조직개편과 추경예산안 반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20개사를 대상으로 ‘2017년 일자리 추경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 과반수 이상인 56.8%가 조속한(7월 중) 처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10곳 중 8곳의 중소기업은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일자리 여건 개선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