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차기 손해보험협회장 인사가 은행연합회장 선출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협회 인사에 금융권과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부담을 느낀 손보업계가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사를 지켜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는 차기 손보협회장 인사를 은행연합회장 선출 이후로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차기 협회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현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의 협회장 임기가 자동으로 연장됐다.
금융권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임기가 만료되는 차기 금융협회장의 인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지만 청와대의 눈치보기로 협회장 인선 일정이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예정대로라면 장남식 손보협회장의 임기는 내달 종료되고, 하영구 은행연합회장(11월)과 이수창 생보협회장(12월)도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따라서 손보협회장으로 민간 출신이 오느냐 관료 출신이 오느냐가 차기 금융협회장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예상 됐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 손보업계가 회추위 구성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신임 은행연합회장 선출 이후로 미룬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협회장 인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은행연합회가 기존에 없던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회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회장 선임에 적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협회장 인사에는 청와대가 관여했다. 금융협회장 자리는 경제·금융부처 고위 관료 출신이 맡는 '낙하산' 관행이 있었으나,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 논란이 크게 불거지면서 민간 출신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민간출신 인사도 당시 청와대에서 관 출신을 배재하고 민간 출신 협회장을 뽑으라는 지시가 있었다.
손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아직 금융협회장에 대한 정부의 언지가 없어 손보협회장 회추위 구성도 되지 않았다"며 "은행연합회장의 선출을 보고 회추위를 구성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현 정부·여당은 전 정부 때 낙하산 인사 논란에 매우 비판적이었기에 이번 금융협회장 인사는 관료 출신보다는 민간 인사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은 민간 출신 협회장이 정부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관' 출신을 원하는 분위기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학연과 지연을 통해 문제를 풀었던 관행을 이제는 없애야 한다고 입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관 출신 협회장이 학연·지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적폐"라며 "이번에도 민간출신 협회장을 이어가 낙하산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금융협회장 인선에 금융권과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왼쪽부터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이수창 생명보헙협회장) 사진/각 협회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