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4대그룹의 수익성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 5년간 자산이 커졌지만 삼성과 현대차는 이를 수익 증대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쟁심화 때문으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도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SK와 LG는 계열사의 고른 실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대그룹의 공정자산은 864조8660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21%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도 28%의 증가율을 보여 572조4230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279조6520억원과 15조5750억원으로 2012년 대비 각각 7%, 23% 줄었다. 경쟁심화로 마진이 줄어든 데 원인이 있다. 자산보다 자본 증가율이 높은 것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진은 줄고 자원 배분도 효율적이지 못해 매년 수익이 주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특히 재계 양날개인 삼성과 현대차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자산과 자본 증가는 4대그룹 공통적이지만, 두 그룹만 수익이 줄었다. 삼성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29조5370억원에서 지난해 15조5750억원까지 축소됐다. 같은 기간 현대차도 13조3960억원에서 11조3760억원까지 줄었다.
삼성은 계열사 수를 2011년 81개에서 2015년 59개까지 줄이는 등 선택과 집중으로 대응했지만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나홀로 버텼다.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1768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1060억원), 삼성중공업(-1347억원) 등이 큰 폭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냈다. 그러면서 그룹 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당기순이익 비중 2012년 59%서 2016년 74%)가 커졌다.
현대차는 주력인 자동차가 부진했다.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5조2734억원에서 지난해 4조1018억원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그룹 내 비중도 39%에서 36%로 줄었다. 그룹이 2011년 7개, 2015년 6개 등 계열사를 줄이며 반전에 나섰지만,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경쟁이 격해지면서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SK는 2015년 당기순이익이 13조626억원으로 현대차를 제쳤다. SK하이닉스가 4조190억원의 사상 최대치를 거두며 복덩이 역할을 해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6550억원으로 줄었지만 SK에너지가 1조1072억원을 기록, 환상의 궁합을 보였다. 지난해 그룹 전체 이익은 6조8380억원으로, 2012년(3조7650억원)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LG는 LG화학이 대들보다. LG전자는 모바일사업 부진으로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2012년 1조4403억원, 2016년 1조3795억원 등 꾸준함을 유지했다. 그 사이 LG전자는 -3547억원에서 -2764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가 285억원에서 9670억원으로 이익이 크게 늘었다. 그룹 전체적으로도 2012년 2조4100억원에서 2016년 3조9630억원까지 늘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