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해외송금업 진출을 노리는 핀테크 업체들은 기존 은행들의 해외송금 수수료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경쟁력으로 시장 장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핀테크업체별로 해외송금 방식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시중은행과 달리 별도의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핀테크 업체들은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등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거나 현지 프리펀딩 방식 등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존 은행보다 수수료를 낮춘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은행을 통해 미국으로 100만원을 보내려면 송금 수수료 1만원, 전신료 8000원, 중개은행·수취은행 수수료 3만3000원에 환전수수료 약 1만원까지 총 6만원 가량이 든다. 그러나 핀테크를 통한 해외송금은 별도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고 환전 수수료가 없으며 송금액의 1~2% 수준의 송금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미국으로 같은 100만원을 보낸다고 가정하면 은행이 아닌 핀테크 업체를 이용할 시 1만원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실제로 해외송금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코인원은 1%대 수수료를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이 100만원을 송금할 경우 수수료는 1만원으로 기존은행보다 4만~5만원 저렴한 셈이다.
이에 대해 코인원은 기존 스위프트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제 중개은행을 거치던 방식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중개은행을 가상화폐 거래소로 대체한 크로스 서비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이란 분산형 공유장부기술로 해킹과 위·변조가 불가능한 차세대 국제 금융전산 보안 시스템이다.
크로스 해외 송금 방식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원화를 가상화폐로 매수하고 이를 블록체인망을 통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게 매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쳐 코인원과 제휴된 해외 송금 파트너 기업은 가상화폐를 매수하고 송금대상인 수신인 계좌로 입금해준다. 때문에 중개은행을 통한 중개 수수료가 지불되지 않아 은행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한 크로스 서비스는 스위프트 망을 이용하는 것보다 간편하다. 기존 스위프트 망을 이용한 해외송금 서비스의 경우 수신은행의 스위프트 코드를 사용해 수신계좌 지점 주소와 수신자 주소, 송금자 신분증을 증명해야만 했다. 그러나 크로스서비스는 수신은행과 수신계좌번호, 수신자 성명만 입력하면 해외송금이 가능하다.
블루팬은 해외 송금서비스 페이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팬의 해외송금 서비스 방식은 비트코인을 활용한 가상화폐 거래소 송금 방식을 취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송금 금액의 0.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블루팬은 해외송금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확보해 해외송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일본의 송금·지급결제사인 해외송금 닷컴을 인수하며 중국, 필리핀에 이은 해외송금업 대상 국가를 확대하기도 했다.
모인은 고객의 해외송금 이용편의 확대를 위해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인인증서 대신 해외송금 절차에 필요한 본인인증을 위해 신분증이나 여권을 본인이 직접 들고있는 사진인증 방식을 통해 송금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수료는 일본의 경우 60만원 이하는 9000원, 60만원 초과금은 전체 송금액의 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코인원, 블루팬, 모인 이외에도 센트비, 코인플러그, 핀샷 등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해외송금업에 진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기업 토마토솔루션은 자사 통통 메신저를 이용한 통통트랜스퍼 해외송금 사업을 추진 중이다. 통통 트랜스퍼는 국가 제한없이 모든 해외송금액의 0.5% 수수료를 취급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일본 등 총 8개국을 대상으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외 현지에 법인을 세워 현지 자금을 통한 프리펀딩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핀테크 기업이 낮은 수수료를 경쟁력으로 해외송금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은행들도 수수료 절감에 나서고 있어 기술력을 기반한 간편함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해외송금 기업인 코인원의 크로스 해외송금 방식과 기존은행의 해외송금방식을 비교. 사진/코인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