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사업들이 속속 성과를 나타내며 ‘미다스의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나’를 필두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현대차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고, 고성능차 개발 2년만에 ‘i30N’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여기에 제네시스 독립 브랜드 출범 2주년을 앞두고 브랜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09년
기아차(000270) 사장에서
현대차(005380)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기아'를 이미지 메이킹하고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직접 나서 영입하는 등 회사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소형 SUV 코나의 초기 시장 반응이 심상치 않다. 현대차에 따르면 코나는 지난달 14일 사전계약에 들어가 27일 본계약으로 전환된 뒤 이달 10일 기준 누적계약 7000대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이달 안에 누적계약 1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나 공개 한 달 반 만이다. 당초 코나의 월 판매 목표는 4300대 정도였다. 신차 프리미엄이 있다고 해도 초기 소비자 반응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코나 출시 행사에서 직접 차를 몰고 나와 제품을 설명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 이외에 단일 모델을 직접 소개한 것은 코나가 처음이다. 정 부회장이 코나에 거는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코나를 넘어선 정의선의 현장경영 리더십을 조명하고 있다. 아울러 기아차도 최근 소형 SUV ‘스토닉’을 출시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소형 SUV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 부회장이 야심하게 추진하고 있는 고성능 전용 라인업 ‘N’ 모델 출시도 순항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고성능 N 개발 계획을 밝혔고, 첫 모델인 ‘i30N’과 ‘i30 패스트백’이 지난 13일 유럽에서 첫 공개됐다. 고성능 N 모델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정 부회장은 N 모델 개발을 위해 BMW에서 고성능 모델 ‘M’을 연구했던 알버트 비어만을 현대차 고성능차 총괄 담당 부사장으로 직접 영입하기도 했다. 또 세계 3대 모터스포츠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출전을 결정하고 적극 지원해 고성능차 개발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도 최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네시스는 정 부회장이 초기 기획단계부터 외부인사 영입과 조직개편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해 진두지휘하고 기획한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 2주년을 앞두고 미국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어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제품을 총 2만7713대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5%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제네시스 ‘G90’ 모델이 올해 상반기 2272대가 팔려 전년 동기(1035대) 대비 2.2배 성장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달성한 성과라 더 눈에 띈다.
정 부회장이 애정을 쏟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 여부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엔트리급’ 모델인 ‘G70’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모델이 과거 차량을 계승한 것과 달리 G70은 제네시스가 브랜드 독립 이후 완전히 새로 개발한 독자모델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가운데 가장 작은 차로 현대차는 G70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6월 13일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코나' 공개행사에서 코나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사잔/최용민 기자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