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제69주년 제헌절을 맞아 여의도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입법부의 수장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헌은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적 요구이며 정치권의 의무”라며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정 의장은 17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경축식에서 “이번 개헌은 국민에 의한 개헌, 미래를 향한 개헌, 열린 개헌이라는 3대 원칙 하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는 연말까지 개헌안이 도출되길 기대하고 내년 3월 중 개헌안을 발의해 5월 국회 의결을 거쳐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개헌의 주체인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개헌을 선도해야 한다”면서 “분권이라는 시대정신에 따라 권력 편중에 따른 사회갈등 해소 및 3권분립의 헌법정신과 실질적 지방자치 구현을 위한 전방위적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헌과 관련된 모든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각 당 역시 개헌 필요성에 한 목소리로 냈다. 다만 여당은 적폐청산과 무너진 헌정질서 바로세우기에, 야당은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구조를 바꾸는 ‘분권형 개헌’에 방점을 둬 온도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보수정권 동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는 심각하게 유린돼 왔다. 헌법정신이 부정된 제헌절이 지난 8년 동안 이어졌다”면서 “이번 제헌절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나라다운 나라’로 다시 출발하는 전환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적 열망을 받드는 일에 온 힘을 다해야한다”면서 “개헌은 ‘국민이 대한민국 헌법의 주인’이라는 원칙을 토대로 국민의 참여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정권 초기부터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반 헌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주목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국민주권주의를 배반하는 행위를 스스로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국회와 정부는 힘을 모아 시대적 과제인 분권형 개헌을 이뤄내는 데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좌우를 떠나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임기 말마다 비리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불행한 역사는 반복됐다. 이제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69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