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기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현대자동차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서
현대차(005380) 노조가 파업을 앞두고 있다. 이는 6년 연속 파업에 나선 것으로 현대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 결의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생산차질이 생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2년부터 매번 반복되는 파업에 1조원 가량 연간 손실을 입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4번의 파업을 강행하면서 생산차질 14만대, 손해액만 3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현대차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 7월 말 예정된 여름 휴가 전까지 따로 파업 투쟁 계획을 잡지 않고 집중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중노위는 지난 17일 저녁 현대차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를 결정한 바 있다. 조정 중지란 합법적인 파업을 언제든 할 수 있는 쟁의권 확보를 말한다. 18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수 있으나 이를 여름휴가까지 연기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4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 대해 65.9%의 찬성표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올해 ▲월급 15만3883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한 기본급의 7.18%)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해고자 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을 제안했다.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단체상해보험 보장 확대, 일부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일반직 숙련승진제 개선 등도 요구 중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006년 이후 최저치인 5.5%까지 줄어든 점을 들며 올해 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논리로 맞서왔고 결국 지난 6일 임단협 협상이 결렬된 상황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파업에 현대차는 매년 1조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임금 협상 과정에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진행한 전면파업(1회) 등 총 24차례의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로 인해 총 14만2000여대, 약 3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생산 차질을 빚었다.
올해도 현대차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피해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에 납품하는 협력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의 경우 파업에 따른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협력사들도 하루 9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같이 파업 장기화가 진행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형제기업인 기아자동차 노조도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한 전 조합원 파업투표에서 찬성안을 가결했다. 전날부터 이틀간 전체 조합원 2만8240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한 결과 2만4871명(투표율 88.1%) 중 2만375명(총원대비 72.1%)이 찬성해 더 많은 노조원이 찬성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현대차 노조가 무리한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차를 팔아야 할 시기에 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돼 최근 출시한 코나 등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힘든 시기인 만큼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현대차 노조가 울산 북구 현대차문회회관 체육관에서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노조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