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취임 후 정책방향 등 무난한 질의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나라는 경제로만 보면 세계 11위 대국이지만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 그치고 있어 복지에 있어서는 뒤처진 국가”라며 “미흡한 보건·복지제도를 제대로 구축해 우리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근본을 닦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생애맞춤형 소득지원과 일자리 제공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비급여 축소 ▲저출산 극복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 ▲치매 국가책임제 ▲공적연금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청문회가 시작되고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배제 5대 원칙 중 4가지를 어겼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 후보자는 “송구스럽다. 한두 개는 어긴 것 같다”며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적극 입장을 밝혔다.
우선 조각가인 박 후보자 부인의 경기도 양평 땅 위장전입과 농지법 위반, 무단 증축에 대해 박 후보자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투기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아내는 전업 조각 작가로서 자신의 작업장을 갖는 것을 소원해 왔다”며 “불법 증축된 부분은 어제 다 철거했고 이를 양평 군청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후보자 본인의 위장전입과 선거법 위반도 문제가 됐다. 박 후보자는 지난 1988년 총선에 출마한 은사에게 투표하려고 부산으로 위장전입했다. 박 후보자는 “어린 시절(30살)이었고 어른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그랬다”며 “제가 얼마나 철이 없었느냐면 선거인 명부가 완성되고 나서 주소를 옮겨 결국 투표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재직 시절 특혜 의혹 역시 지적됐다. 야당 의원들은 “재직 기간의 절반을 개인 학위 취득에 할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당시 보사연에는 직원들에게 외부 교육훈련 및 학위취득을 독려하던 문화가 있었다”면서 “지금 기준으로는 특혜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비교적 무난한 질의로 후보자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기동민 의원 등은 향후 복지부장관으로서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물었다. 박 후보자는 “논리와 명분이 충분하다면 기재부도 예산 확보에 동의할 것”이라며 소통을 강조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적격 의견으로는 “인권적 가치를 제고하는 형사정책의 추진을 강조했고 법무부 탈검찰화로 법무부의 다양한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신념을 밝혔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실현하고 검찰의 국민 신뢰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부적격 의견으로 “법령 위반으로 부과된 과태료나 세금을 체납해 차량이 압류됐던 사례가 있다. 증여세 탈루, 명의신탁 의혹도 있다”면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필요한 준법성, 도덕성 등 덕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