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순익 40% 급감…애플과의 특허분쟁 영향

애플 하청업체 4곳도 로열티 지급 중단…"4분기 매출 최대 13% 감소 전망"

입력 : 2017-07-20 오후 5:03:14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미국 반도체칩 제조업체인 퀄컴의 실적이 추락했다. 주요 고객사였던 애플과의 특허사용료 분쟁으로 특허사용료 매출이 줄고 소송비용이 증가한 것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퀄컴의 2017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이 8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사진/뉴시스
 
19일(현지시간) 퀄컴은 2017회계연도 3분기(4~6월) 순이익이 8억6500만달러(9733억845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 줄어든 53억7000만달러(6조428억6100만원)로, 시장 예상치인 54억8000만달러를 밑돌았다. 매출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라이선스 부문의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3분기 라이선스 매출은 11억7000만달러(1조316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급감했다.
 
퀄컴의 실적 부진은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의 특허사용료 분쟁이 절대적이었다. 퀄컴은 애플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칩을 공급했다. 애플은 퀄컴에 아이폰 대당 10달러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은 올 초 퀄컴을 상대로 이른바 '특허 갑질'을 문제 삼아 미국, 중국 등에서 각각 10억달러, 10억위안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했다. 당시 애플은 "퀄컴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했다"고 주장하면서 퀄컴에 대한 특허사용료 지급을 중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 페가트론, 위스트론, 컴팔 등 애플 하청업체 4곳도 퀄컴에 특허사용료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퀄컴은 지난 5월 미국 샌디에이고의 연방법원에 폭스콘 등 4곳을 특허 라이선싱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 협력사 4곳은 지난 18일 퀄컴의 불공정한 라이선스 관행에 대해 맞소송에 나선 상태다.
 
퀄컴은 실적보고서를 통해 "애플 및 협력업체들의 로열티 미지급 등으로 순이익이 급감했다"며 "라이선싱 부문의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2017회계연도 4분기에는 매출이 최대 13%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퀄컴은 국내에서도 '특허 갑질'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퀄컴에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퀄컴은 이에 불복해 지난 2월 서울고법에 과징금결정 취소 소송과 함께 시정명령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고법은 지난 14일 효력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을 마쳤다. 퀄컴 측은 심문에서 "공정위 시정명령은 퀄컴의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꾸라는 것"이라며 "행정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시적으로 처분을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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