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기자]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배출가스 조작 장치' 장착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제2의 폭스바겐 사태’로 확산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벤츠가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자발적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환경부 조사결과 조작 장치를 장착한 사실이 확인되면 차종당 최대 500억원의 과징금이 부여될 전망이다. 현재 수입차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 중단 등이 이뤄지게 되면 1위 수성도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환경부는 벤츠코리아와 면담을 갖고 독일 본사가 발표한 개선 계획의 세부 내용을 포함해 국내 수입 차량에 대해서도 동일 개선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이행계획도 함께 제출하도록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벤츠는 "고객 만족과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으로서 한국에서도 유럽에 이어 같은 서비스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세부 내용과 절차는 본사 및 관계 당국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벤츠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그룹이 지난 18일 유해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전 유럽에 걸쳐 유로 5·6 기준 디젤 차량의 엔진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정비해주는 '자발적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환경부는 이와는 별도로 다음달부터 배출가스 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OM642엔진과 OM651엔진을 대상으로 수시검사와 결함확인검사, 임의설정 적용 여부,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한다.
수시검사에서 불합격을 받게 되면 자동차제작(수입)사는 불합격 차량과 동일한 조건에서 생산된 같은 차종 전체를 대상으로 판매 또는 출고를 정지해야 한다. 이미 판매된 자동차에 대해선 결함 부품을 개선하는 결함정지(리콜)을 시행한다. 또 배출가스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면 인증취소와 과징금, 벌칙 대상이 된다.
만약 조작으로 판명 나면 2015년 '디젤 게이트'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 부과 받은 과징금보다 액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대기환경보전법'이 개정되면서 과징금 상한액이 차종당 100억원으로 올랐으며 지난해 말 또 다시 상한액을 높이는 개정안이 공포됨에 따라 오는 12월28일부터 500억원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가 12월 28일 전에 나오면 10배, 그 이후에 나오면 50배로 과징금 규모가 불어날 수도 있다.
배출가스 조작 장치가 설치된 OM642와 OM651은 2008~2016년식 벤츠 E, C클래스 디젤차종에 탑재됐다. 현재 국내에 OM642 엔진 적용 차량은 13개 엔진 2만3232대, OM651 엔진 적용 차량은 34개 차종 8만7117대 등 총 47개 차종 11만349대다.
환경부 관계자는 "혐의 사실에 대해 독일 정부와 공조할 수 있으면 함께 모니터링에 들어갈 것"이라며 "아울러 정부 검사 결과 조작 장치를 탑재한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수입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말했다.
배출가스 조작장치 탑재 의혹을 받고 있는 벤츠 더 뉴 E-클래스의 디젤 모델 ‘더 뉴 E 220 d’. 사진/벤츠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