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유통가에서 '재미'가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갖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 트렌드가 저가 상품 구매로 스트레스를 푸는 '탕진잼' 열풍으로 이어지더니 이제는 적은 금액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7~23일에 한정판매했던 이색 빨대 '마이스트로우'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트로우'는 G마켓이 빙그레와 손잡고 선보인 상품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위해 특별 제작된 빨대다. 연인들을 위한 하트모양 빨대인 '러브스트로우'와 구명 직경이 12㎜에 달하는 스테인리스 대형 빨대 '자이언트 스트로우', 링거 모양의 '링거스트로우' 등 3종이 있다.
3가지 제품을 한번에 판매하는 '마이스트로우 3종세트'는 9900원으로 준비했던 3000개 수량이 완판된 후 정상가인 1만2900원으로 추가 물량 2000개를 선보였는데 이 역시 모두 팔렸다. 5000개가 판매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이틀이었다. 링거스트로우도 준비했던 1만개 수량이 모두 완판됐으며 러브스트로우와 자이언트 스트로우도 수량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마켓이 빙그레와 손잡고 선보인 바나나맛우유용 '링거스트로우'. 사진/G마켓
빙그레의 또 다른 대표제품 '메로나'를 본딴 '메로나 수세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메로나의 모양과 색깔, 상품 패키지 등을 그대로 재현해 만든 수세미로 SNS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단독으로 선보였는데 주방용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통해 최근 농심과 손잡고 '새우깡' 이미지를 이용한 티셔츠와 에코백, 유리잔 등을 선보였다. 앞서 삼성물산은 패션편집숍 비이커를 통해 초코파이 협업 제품을 선보이며 85% 넘는 판매율을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이 밖에도 '휠라×메로나', '스파오×빙그레' 등 패션분야에서도 재미에 중점을 둔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개별 제품을 넘어 전체 매장에서 '재미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곳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들여 선보인 가전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다. 이 곳은 '남자들의 놀이터'를 표방하면서 대형 게임기를 갖춘 오락실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바 등을 선보이고 있다. RC카, 드론 등의 체험공간도 마련됐다.
이처럼 재미에 중심을 둔 제품과 서비스에는 천편일률적인 소비 대신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는 문화 트렌드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여기에 SNS 인증문화가 확산되는 점도 젊은 층의 이색 제품의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에서 일명 '예쁜 쓰레기'라고 부르는 실용성보다는 흥미 중심의 아이템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