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된 최저임금 1만원…유통가 '수익성 빨간불'

특정해 가정시 마트 12.5%·편의점 9% 수익감소 추정…대응책 마련해야

입력 : 2017-07-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16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중이 높은 유통업계에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상률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한 연평균 인상률 15.6%를 넘어서면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도 머지않아 눈 앞에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가에서는 경영전략을 새로 짜야할지 모른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최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은 유통채널의 수익성에 우선 비상이 걸렸다.
 
현재 대형마트에서는 안내데스크나 주차, 안전, 미화, 캐셔 등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많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연간 750억원을 버는 대형마트 매장 한 곳에 일하는 최저임금 근로자가 150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연간 이익은 12.5%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영세사업자가 많고 최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의점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나금융투자는 개별 가맹점주의 순수입이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 매출 180만원인 점포를 대상으로 가정해 계산하면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입이 400만원에서 350만원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또 최근 편의점의 과다 출점으로 동일 점포의 성장률을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가맹점주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최저임금 인상을) 생각만하면 짜증이 난다"며 "문 닫아야지 뭘 어떡하겠냐"고 말했다.
 
가맹점주의 수익성 하락은 가맹본부에도 도미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폐점이 이어질 경우 이에 따른 손실이 생기며 폐점을 막기 위해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은 가맹점의 수입과 생존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본사와 가맹점은 운명 공동체로 본사는 가맹점의 생존을 위해 정부 대책을 포함해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앞으로 다각도로 대응책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짐에 따라 일부 편의점은 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무인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으며 이마트위드미도 '편의생활연구소'를 세워 경영주의 이익구조 문제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BGF리테일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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