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모바일게임, 한국시장 잠식 '우려'

'소녀전선'·'반지' 등 국내시장 매출순위 상위권 석권

입력 : 2017-07-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국내 업체보다 '한 수 아래'란 평가를 받던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방대한 자국 시장과 앞선 자본력을 바탕으로 '소녀전선'과 '반지', '뮤 오리진' 등 중국 개발사가 만든 모바일게임이 국내 시장 매출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앱 장터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상위 10개 게임 가운데 중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은 '소녀전선'(3위), '반지'(9위), '뮤오리진'(10위) 등 3종이다.
 
모바일게임 '소녀전선' 플레이 모습. 사진/구글플레이
 
소녀전선은 중국의 미카팀이 개발하고 대만 퍼블리셔 롱청이 서비스 중이다. 남성들이 좋아하는 미소녀가 다수 등장하는 것과 과도한 현금결제 유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게이머들을 사로 잡았다.
 
이 게임은 매출 3위에 오르면서 한동안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1~3위를 차지하며 3강 구도로 형성하고 있던 구도를 깨뜨렸다. 현재 1위와 2위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 성인용 버전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4위에 리니지M의 청소년 버전이 올라있다.
 
반지는 중국과 대만에서 흥행을 거둔 '영항기원'이 원작이다. 이엔피게임즈가 37모바일과 계약을 통해 국내에 퍼블리싱했다. 뮤 오리진은 '전민기적'이란 이름으로 중국에 먼저 소개된 게임이다. 중국 신생 개발사 천마시공이 개발했다. 국내에는 지난 2015년 4월 출시된 후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장수게임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은 10위안에든 3종외에도 '해전1942', '아이러브니키', '킹오브아발론', '던전앤삼국지' 등이 국내 앱 장터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시장 규모와 자본력에서 국내와 큰 차이가 나는 중국 게임업체의 선전은 예견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 1년 반 전에 한국을 이미 앞질렀다"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 게임시장은 한국에서 수입된 게임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이제는 중국에서 개발된 모바일 게임이 역수입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모바일게임이 잇따라 만들어지는 데다 마케팅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어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엔씨와 넥슨,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중국 게임사들이 틈새를 파고드는 것 같다"며 "그러다보니 중국 게임을 들여오려는 시도는 갈수록 늘고 있고, 중소 게임사들의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우리나라 게임의 중국 수출길은 4개월째 꽉 막혀있는 상태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난 3월부터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허가인 '판호'가 지금까지도 단 한차례도 발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시장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산 모바일게임들은 줄줄이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판호 신청을 했지만 반년 이상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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