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SK이노베이션이 유가 하락에 따른 2분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의 절반을 넘는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비중 70%를 돌파한 비석유 부문 실적 호조 덕이다.
27일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 21조9481억원, 영업이익 1조4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의 63%에 해당한다.
2분기만 놓고보면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암울한 편이다. 지속된 유가하락에 정유부문 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62.4%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사업 비중을 늘려온 에너지 및 화학 부문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또 한번 연간 실적 경신에 대한 청신호를 밝혔다.
특히 화학사업 부문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78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 및 윤활유 사업은 총 1조36억원의 상반기 영업이익 거둬들이며 70.4%를 담당했다.
정유부문 실적 악화에도 비정유 호조에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사업 무게 중심 이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중구 SK이노베이션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윤활유 사업이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유사업 실적 하락을 성공적으로 상쇄함에 따라 그간 추진해 온 사업 무게중심 이동 전략인 '딥체인지 2.0'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먼저 화학사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인수합병(M&A)를 통한 기술 확보로 세계 10위권 화학 기업으로 성장을 꾀하고 윤활유사업은 세계시장 1위인 그룹Ⅲ 기유를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 다지기에 나선다. 아직 수익성 측면에선 부족하지만 핵심 미래 사업으로 꼽고 있는 배터리사업 역시 한번 충전으로 7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제품을 오는 2020년까지 개발,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반기로 보면 전년도 실적의 절반 수준을 달성해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딥 체인지를 왜 반드시 해야 하는지 여실히 확인하게 된다"며 "알래스카에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가기 위해서 사업구조 및 수익구조 혁신 등에 대한 딥 체인지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