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 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모바일 상승세를 더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2분기에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이전 역대 최고치였던 10조원을 가뿐하게 넘긴 14조원. 50조원 돌파 등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한껏 높였다. 다만, 3분기엔 갤럭시노트8 마케팅 비용 등으로 실적이 소폭 감소할 것란 보수적 전망을 내놨다. 노트8에 전력 투구해 노트7 실패를 완벽하게 청산하겠다는 각오가 비춰진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1조6억원, 영업이익 14조66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7%, 72.7% 증가한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11조538억원으로 8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3.1%를 찍었다. 이로써 모든 실적 지표가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가 또다시 천장을 뚫었다.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8조원대에 진입했다. 매출의 절반에 육박(45.7%)하는 이익률이다. 여기에 모바일 실적도 전분기의 두 배 수준인 4조원대로 올라섰다. 갤럭시S8이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호조를 거두면서 노트7 사태로 꺾였던 성장가도를 되살리고 있다.
반도체의 황금기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성장은 폭발적이다. 스마트폰 등 모든 응용처의 고용량화로 D램의 수요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낸드 역시 모바일 신제품의 고용량화, 데이터 SSD 수요 강세, 공급 측면의 3D 낸드 공정전환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으로 수급이 타이트할 전망이다.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메모리 메이커들의 수급전략에 따라서만 이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수요 성장에 대응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분기엔 시설투자로 12조7000억원을 집행했다. 그 중 반도체가 7조5000억원이다. 4조5000억원을 투자한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지난해 대비 큰 폭의 투자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공급과잉 전환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흘러나온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나 시점은 시황에 맞춰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장점유율 확대 같은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하며, 시황과 수급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갤럭시’의 명성은 거의 회복단계다. 안전성 강화 측면에서 출시가 늦었지만 동일기간 비교 시 대부분 지역에서 갤럭시S8이 갤럭시S7 판매량을 상회하는 호조세가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성장시장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고, 선진시장에서도 양호하다”며 “전작 대비 최대 2배까지 매출이 증가한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가 견조한 덕분에 하반기 갤럭시노트8이 전작의 실패를 씻고 판매호조를 보인다면 3분기 영업이익 15조원을 넘어 연간 50조원 돌파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3분기 실적이 디스플레이와 무선 사업의 실적 둔화로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패널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으나, 중저가 시장에서 LTPS LCD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하반기 신규 라인 램프업에 따른 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이다. 특히 모바일은 갤럭시S8 신제품 출시 효과가 감소되고 갤럭시노트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를 이익 감소 요인으로 지목했다. 비용을 아끼지 않고 노트시리즈 부활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