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제약업계 전통강자인
동아에스티(170900)(옛 동아제약)가 연이은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전문의약품 사업 부진으로 매출이 하락세인 데다가 리베이트 적발 약가인하로 100억원 이상이 증발할 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1967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46년 동안 제약업계 1위를 달리던 업체다. 2013년 지주사 전환을 하면서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를 중심으로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으로 분할했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과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과 '박카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분할 이전으로 가정한 전체 매출액은 2012년 9310억원, 2013년 7855억원(분할 후 3~12월), 2014년 9166억원, 2015년 9315억원, 2016년 9452억원이다. 2012년 이후 4년만에 순위가 4위까지 하락했다. 제약사 1위는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선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순위 하락은 동아에스티 부진이 원인이다. 동아에스티의 연 매출액은 2013년 4958억원, 2014년 5681억원, 2015년 5679억원, 2016년 5603억원 등으로 최근 3년 간 감소세다. 증권가에선 올해 실적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올 2분기 매출액은 1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6%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대표 제품의 특허만료로 전문의약품 실적 감소폭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매출을 이끌 신제품 유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위 10개 전문의약품 중에서 8개가 전년비 처방액이 감소했다. 성장률은 각각 '플라비톨(상반기 140억원)'이 -8%, '리피논(130억원)'이 -19%, '동아 오팔몬(100억원)'이 -6%, '모티리톤(103억원)'이 -10%, '스티렌(74억원)'이 -49%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는 다양한 품목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5년에 18개, 2016년 1개, 2017년 9개 제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제약업계에서 대형약물로 취급되는 100억원대 넘는 신제품이 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불법 리베이트 행위 적발로 대규모 약가인하를 당할 처지여서 악재가 겹쳤다.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이유로 동아에스티의 142개 품목 가격을 평균 3.6% 인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약가인하 결정은 2013년 3월 서울중앙지검과 2016년 2월 부산지검동부지청 기소에 따른 후속절차다.
약가인하는 8월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보험약가는 제약사에게 매출을 의미한다. 평균 3.6% 인하로 동아에스티의 3분기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매출이 증발한다는 의미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리베이트 관련 약가인하 처분과 관련 서울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수사에 따른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이슈 부각으로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영업이 위축될 소지가 있어 장기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