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대기업 채용시장이 꽁꽁 얼었다. 2분기 종사자 300명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 수가 약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1~4인 규모의 영세기업 취업자 수는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며 대조를 보였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은 새 정부 기조에 재계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5000명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이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던 2010년 3분기 (-8만4000명)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대기업 취업자 수는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줄곧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1분기(16만1000명)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급격하게 둔화되며 올 1분기 1만8000명 감소를 기록, 5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눈에 띄는 것은 소규모 영세기업의 취업자 수다. 대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동안 영세기업은 빠른 속도로 늘었다. 2분기 4인 이하 영세기업의 취업자 수는 987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7000명 급증했다. 2014년 1분기(19만6000명)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퇴직자와 청년 중심으로 창업이 늘면서 자영업자가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기업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제조업, 금융·보험업 등 덩치가 큰 기업의 고용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영향"이라며 "고용시장이 다소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질적으로는 미흡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기여도가 미흡한 재계의 고민도 커졌다. 새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부담도 늘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28일 주요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자리 창출을 적극 당부했다. 삼성전자, SK 등은 하반기 채용 규모 확대로 정부 정책에 화답키로 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