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올해 하반기 기계·반도체·건설 업종의 일자리 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조선업은 구조조정 여파가 지속돼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하반기 일자리 전망’을 발표했다. 자료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사업체노동력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대상은 기계·조선·전자·섬유·철강·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8개 주력 제조업종과 건설·금융보험 업종이다.
업종별 전망을 보면 기계 업종에선 고용규모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1만3000명(1.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브라질·러시아 등 자원신흥국의 기반시설 투자 확대로 대형 건설기계 및 공작기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건설·기계 분야 신규수주 감소, 기계시장 경쟁 심화 등 부정적 요인들이 상존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건설 업종에서도 각각 3000명(2.5%), 5만5000명(2.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국제경기 회복과 개인용 컴퓨터(PC) 고사양화, 스마트폰 메모리 고용량화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제조공장인 삼성전자 평택공장이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반도체 장비·재료 산업도 함께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 업종은 건설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주액 감소가 예상돼 고용 증가폭은 지난해 하반기(6만2000명, 3.3%)보다 소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0.9%), 철강(-1.4%), 자동차(+0.6%), 디스플레이(+0.9%) 업종에선 일자리 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철강 업종은 수년째 지속됐던 경기·고용 부진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2014년 상반기 12.2%까지 확대됐던 철강 업종의 전년 동기 대비 일자리 감소폭은 2014년 하반기 9.4%, 2015년 하반기 2.4%, 2016년 하반기 2.0%, 올해 하반기 1.4%(전망치)로 매년 축소되고 있다.
한편 조선 업종은 감소폭(3만3000명, 20.2%)이 지난해 하반기(2만5000명, 13.6%)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경기 둔화, 선박공급 과잉, 유가 약세 등으로 인한 조선 업종의 침체가 이어져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정보원은 “10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소규모 사업체 역시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역별로 보면 전반적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조선 업종이 많이 위치한 경남·울산·전남 지역 등에서 감소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섬유 업종도 3000명(1.7%) 수준의 고용 감소가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 하락, 온라인 등 저가시장 확대로 단가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 자동화, 해외 생산 확대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금융보험 업종에선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 증가율 둔화(은행), 저축성 보험 판매 감소와 카드 수수료율 인하(보험·카드)로 성장세가 둔화해 하반기 고용은 1년 전보다 2만9000명(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