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고 여성들의 관심은 외모에 집중되어 있으며, 건강보다는 아름다움이 우선이라는 가치관을 가지며 얼굴과 몸매 가꾸기에 노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외모에만 치중한 자기관리와 관심은 자칫 큰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
여성성을 상징하는 자궁은 여성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름철은 외모에 관심이 치중되기 쉬운 계절이기에 자궁건강에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나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 자궁경부이형성증, 난소낭종, 질염 등의 자궁질환은 극심한 골반통과 생리통 등의 증상이 따라온다.
지난달 11일 EBS 1TV에서 방영된 메디컬다큐 7요일에서는 자궁선근증과 자궁내막증으로 7년 동안 뒤틀리는 듯 한 골반통 속에 살아온 환자의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지독한 골반통의 통증은 그녀의 삶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 달고 살았던 진통제도 소용이 없어졌고, 진통을 잊기 위해 붙였던 파스도 무용지물이 된 지경이었다.
출산과 함께 찾아온 고통으로 인해 아이들에게도 소홀해지고, 밤마다 잠자리에서 고통과 함께 뒤척이는 그녀는 남편과의 각방까지 쓰게 됐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고통은 감정기복까지 이어져 남편과의 다툼으로 번졌으며, 남편의 자궁적출 권유에 그녀는 엄마 이전에 여자이기에 여성성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자궁질환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는 시점은 주로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생리통과 골반통, 생리주기 이상, 생리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생리이상을 느끼고도 자신은 원래 이렇다며 방치하는 여성들이 많다.
짧은 치마와 바지를 입으며 차가운 에어컨 냉방에 노출되는 정도가 심해지는 여름에는 특별히 자궁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며, 골반통과 생리통 등의 신호가 오면 자궁건강에 이상신호로 받아들이며 진찰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증세가 심해지면 난임과 불임, 유산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성우 강남 경희보궁한의원 원장은 “골반통은 여성 자궁 건강에 이상신호가 될 수 있다"며 "통증이 극심해지기 전에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하며, 체질진단과 진료를 통해 자궁의 근본적인 건강 상태에 접근하는 한방치료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박 원장은 “골반통은 골반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자궁 및 골반강 내부의 면역 기능 저하가 주 원인이 되며, 과로와 피로 누적, 영양섭취 부족, 잦은 음주 등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 게다가 만성 골반통으로 이어지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염증 치료와 면역력 강화를 위한 침 치료 및 한약 등의 치료요법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라고 덧붙였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