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추가 도발, 정부의 대응카드 '관심'

"베를린 구상은 죽지 않았다"…"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주의해야"

입력 : 2017-08-01 오후 4:36:19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화 노력에 응하기는커녕 추가 군사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의 향후 대응카드에 관심이 모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지난 7월17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과 군사분계선 상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북한에 제안했으나 북한은 현재까지 이에 대한 반응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이 7·4 공동성명 남북 기본합의서와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상호간 협력을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이 우리 제안에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통일부의 이런 기대와 달리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등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보고했다. 국방부 역시 같은 날 국방위원회에서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와 투발수단 능력을 시현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상시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을 점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대화와 압박·제재 병행이라는 ‘베를린 구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았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김기정 연세대 교수 등은 최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도 베를린 구상은 죽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독자적 대북제재 방안 검토는 물론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만의 독자 전력 조기 확보를 서두를 것을 지시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사드 임시배치와 미사일지침 개정협상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의 대북 강경책으로 북한과의 직접 경제교류나 교역이 거의 없어 대북 지렛대로 사용할만한 수단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결국 국제사회나 미국과 일본 등 우방과의 공조를 통한 제재에 힘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칫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한·미·일 vs 북·중·러’ 대립구도, 동북아 냉전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휴가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조만간 전화통화를 갖고 3국 공동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 한국과 일본, 한·미·일이 어떻게 더 강도 높은 제재를 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노동신문은 7월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무도회가 30일 수도 평양 곳곳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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