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들쭉날쭉한 화학업계 2분기 실적 발표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일 성적표를 받아들
한화케미칼(009830)도 불안하다. 가성소다 호조에도 태양광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따른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방 사업도 부진해 한화케미칼 실적 변수가 적지 않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조2692억원, 영업이익 196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34.1%씩 줄어든 수치다.
2분기 화학업계 실적은 기초소재 부문 비중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저유가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 높은 기초소재 비중을 보유한
롯데케미칼(011170)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LG화학(051910)에 5분기 만에 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 준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기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지만, LG화학은 22.3% 늘어났다. 최근 호실적을 뒷받침하던 기초소재 비중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 가운데 한화케미칼은 기초소재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85%(1분기 기준)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여파를 선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NCC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대림산업(000210)과 합작투자한 여천NCC 등을 통해 구입하는 만큼 에틸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타격을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2분기 kg당 16~17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2분기 13~15달러 수준에 머무는데 그쳤다.
폴리실리콘은 하반기 전망도 안갯속이다. 태양광 가격정보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8월 1주차 폴리실리콘 거래가격은 kg당 15달러를 돌파했다. 업계 추산 손익분기점인 14달러 중반대를 넘어선 것은 물론, 최근 5개월 새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상승세 지속을 점치는 시선은 많지 않다. 최근의 가격 상승이 중국 업체들의 생산시설 보수로 인한 일시적 공급 축소에 기인한 만큼, 공급과잉 전환이 예상된다.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 무게감에 태양광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업계가 체감하는 호재는 미미한 수준이다.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적용된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신재생 에너지 정책에 대한 태양광 업계의 기대감도 높지 않다. 정부가 탈석탄·탈원전 정책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지만, 지리적 특성상 내수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상반기를 끝으로 태양광발전설비 보조금을 기존 대비 최대 19%까지 삭감했다.
현재 기술력으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끌어올렸을 때 전기료 부담 가중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년도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따른 산업용 전기료 인상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생산 비용 중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이라며 "가뜩이나 중국 업체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에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2분기 1110억원이었던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한화큐셀) 영업이익은 4분기 365억원의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올 1분기 107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해 2분기도 124억원 가량의 영업흑자가 점쳐지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1분기 7.1%에서 올 1분기 1.4%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