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올 상반기 8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회생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조는 회사가 경영정상화 조짐을 보이자 단체교섭 검토에 착수했다. 7조원이 넘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돼 어렵게 경영정상화에 나선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1880억원, 영업이익 8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지만, 인력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 이행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21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하반기 2016년, 2017년 단체교섭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단체교섭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그러나 재무 개선에 노조가 잠정 중단했던 임단협을 재추진할 의사를 드러내고 있어 비판이 일 전망이다. 노조는 늦어도 연내 2016년과 2017년 임단협 교섭안을 채권단과 회사에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노사 모두의 의견으로 2015년 이래로 임금을 계속 동결해왔다"며 "타사 대비 구조조정이나 자구계획 이행 등 고통 분담도 많이 했고, 상반기 경영실적이 긍정적으로 개선된 만큼 요구할 부분을 결정해 늦어도 올해 중엔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 혈세로 경영정상화를 밟고 있는 대우조선이 노사 갈등을 벌이는 것은 시기상조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노사는 경영 악화로 2015년 10월 임금동결과 쟁의행위 중단을 합의했고, 이듬해 11월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노사확인서'를 통해 추가 고통 분담도 동의했다. 올 4월에도 교섭 중단과 임금 10% 반납 등을 결의한 바 있다. 채권단은 노사 고통 분담을 고려해 2015년 4조2000억원과 올 4월 2조9000억원 등 모두 7조10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상반기 경영상태가 개선됐다지만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태"라며 "노사 갈등이 재연될 경우 혈세 지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