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기자] 벌크선 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해운주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수년간 공급 과잉에 시달리며 업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해운주가 원자재 수요 확대를 계기로 불황에서 벗어나며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운 대장주인
팬오션(028670)은 8월 한 달 동안 13% 가까이 올랐다. 지난 22일 장 중에는 678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대한해운(005880)은 11일 이후 8거래일 만에 20%가 오르며 단기간에 뛰어올랐다.
현대상선(011200)도 8월부터 10% 넘게 올랐다.
최근 해운주는 중국이 철광석 수입을 늘리면서 BDI가 단기에 반등하자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22일 BDI는 1249포인트를 기록하면서 8월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다. 최대 철광석 소비처인 중국에서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재고는 최저치를 기록하자 해운주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철광석을 비롯한 벌크 가격이 오르더라도 시장은 상승한 가격에 적응해 수요를 창출하는 상황"이라며 "완성품으로 만들어지는 원자재 재고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수입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성품이 소비되면 생산량을 줄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해운주에 모멘텀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원자재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공급 과잉이 일부 해소되며 해운주 상승이 지속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중국의 춘절 기간에 운임가격이 역사적 저점을 찍으며 불황이 이어지다 작년 말부터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는 철광석 등 원자재 성수기인 만큼 공급 증가분보다 수요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며 운임이 견조하게 버텨주면 해운주도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연구원도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한 단계 올라선 가격에서 형성되면서 해상운임도 선박의 원가 이하에서 거래되던 장기 침체기 수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기 전망이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09년부터 공급과잉에 시달리며 불황이 이어진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기가 회복됐다고 볼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좋아질지는 확신하기 힘들다"면서 "구조적인 경제 성장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점을 주가 조정이 증명한 만큼 퀀텀 점프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해운주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사진은 지난 3월 팬오션이 인수한 '팬 당진'호. 사진/팬오션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