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완급조절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핵심축이 되는 신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내년 전면도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선 DTI개선과 DSR의 단계적 도입을 미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내달 중순 발표를 앞둔 가계대출 종합대책의 핵심은 신 DTI와 DSR 전면도입이 될 전망이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와 뚜렷하지 않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 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 DTI와 DSR 등 강력한 규제 수단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를 당장의 출렁이는 경기흐름에 따라 단기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안정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방향을 잡은 것이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포함될 신 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빚 상환액에 포함시켜, 새로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DTI규제 지역 또한 전 지역으로 확대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도입이 예상된다.

 

기존 주담대 원리금을 상환액에 포함시키는 새로운 DTI 부채산정 방식은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는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는 차주가 새로운 주담대를 받더라도 DTI에 새 주담대의 원리금만 반영되고,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는 이자만 반영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차주 명의의 모든 주담대 원리금 상환액이 이자로 책정된다. 기존보다 갚아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결국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어려워지는 셈이다. 반면 미래 소득과 사업전망 등 장래소득을 소득 산정 기준에 포함해 주택담보대출의 실수요층인 젊은층의 대출규모는 늘려 옥죄기식 규제 일변도에 숨통을 틔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신 DTI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강조한 내용이 적극 반영된 부분이다. 최 위원장은 당시 국회 인사청문 답변 자료를 통해 "장래소득을 고려해 주택담보대출한도를 정하는 새로운 DTI를 내년에 도입하겠다"며 주택담보대출 한도 산정 기준에 장래소득 변화, 소득의 안정성, 자산의 장래 소득창출 가능성 등을 반영한 새로운 DTI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DSR 전면 도입도 최 위원장이 강조한 내용이다.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단계적인 DSR 도입을 통해 금융회사가 보다 꼼꼼하게 차주의 상환능력을 심사하도록 하고 가계소득 증대 등을 위한 정책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SR이 적용되면 개별대출의 만기와 금리만 따지는 게 아니라 금융회사에서 받은 모든 대출의 평균 만기 및 이자를 감안해 상환능력별로 대출 한도가 정해진다. 다만 이번 대책에선 DSR 규제 수위를 직접 제시하기보다 표준모형을 먼저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현재 시범도입한 시중은행들과 함께 초안을 완성한 상태다.

 

한편, 금융당국의 이러한 부동산 대출 규제들이 현재 실거주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는 ‘실거주의무제도’를 발표, 실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만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내놨다. 실제 거주를 조건으로 내세워 투기목적 대출을 제한한 것이다.

  

또 지난 4일에는 디딤돌대출의 재원을 약 2조원 늘려 10조원 규모로 재원을 확대했다. 디딤돌대출은 대출신청인과 배우자의 합산소득이 연간 6000만원 이하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로운 DTI가 대출 규제를 강화를 위한다기 보다 현재 원청징수만 소득으로 계산하는 등 외국 표준과 다른 우리나라의 계산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DTI 도입 후 2018년에는 DTI가 좀 더 정교화 되는 등 2019년 DSR 도입을 앞두고 단계를 밟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