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은 27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범정부기구 구성 필요성을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의 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론’ 실현을 위한 논의가 이뤄진 가운데 관련 기구 구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양극화 해소 없는 민생 대책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라며 “사회 전반의 양극화를 진단해 전면적이며 체계적인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는데 청와대와 당 사이에 교감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방법론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전날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소득주도의 새 패러다임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경제 살리기이며 본질적으로는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 철학을 구현한 것”이라며 “국민을 희생시키는 양적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도 “어떤 정치 정당보다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DNA를 가진 정당으로써 구체적인 실현방법에 집중할 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기구 형식 등에 대한 당내 논의를 진행한 후 내달 4일로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 대표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인위적 정계개편은 내 임기 중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적어도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나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현재의 다당제 구도를 존중하고 협치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9월 국회에서 각종 개혁입법에 대한 요구가 높은 가운데 ‘120석 소수여당’의 한계를 야당과의 협치로서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추 대표는 “협치는 국민이 만들어 주신 시대적 과제”라며 “방향과 기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더디 가더라도 야당과 함께 가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 대표는 기구 성격과 역할범위를 놓고 당 내에서 한동안 내홍을 겪은 정치발전위원회(정발위)를 놓고 “많은 오해와 억측 속에 출범한 정발위는 사실은 ‘더 좋은 정당, 플랫폼 정당’을 향한 대국민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1세기형 플랫폼 정당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게 될 원동력이자 미래 정치를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 결정체’가 될 것”이라며 정발위의 역할이 장기적인 정당 체질개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최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룰은 정발위가 아닌 사무총장 직속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해 다루기로 했다.
한편 추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을 닦는 에너지 모으는 선거인데다 헌법 개정안도 결부되어 있다”며 “나라의 미래와 명운이 걸린 일을 지휘해야 하는 책임만 해도 지금도 숨이 가쁘다”며 선을 그었다. 우원식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지도부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역할이 다를 뿐 큰 틀에서 보자면 같은 방향을 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갈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추 대표의 기자회견에는 청와대에서 한병도 정무비서관, 국무총리실에서 배재정 비서실장이 각각 참석해 축하난을 전달했다. 다가오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과 정부, 청와대 간 확실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오른쪽)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