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홈 패밀리허브. 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IFA 2017’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 IFA에서 AI는 미래였으나 올해는 현재가 됐다. 글로벌 가전 업체들이 미래상으로 제시했던 AI 기술들은 1년 새 상당 부분 상용화됐다. 각자의 AI 브랜드를 앞세우고 때론 동맹도 맺어 진영다툼을 벌인다. 디지털경제의 춘추전국시대가 재현되고 있다.
수년간 국제 전시회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이 테마였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개화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 속에 기술 경쟁우위를 가릴 잣대가 AI다. AI를 중심으로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경쟁시대가 도래할 조짐이다. 제조사들은 막강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고도 소프트웨어를 지배당할까 고민이 깊어졌다. AI 주도권 경쟁은 올해 IFA도 관통한다.
내달 1일부터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6일간 열리는 IFA 2017은 기조연설부터 공통의 화제가 AI다. 피터 노타 필립스 CEO(최고경영자)는 스마트헬스 산업을 설명하며 AI를 주제로 다룬다. 피터 한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도 AI의 대중화 기술인 음성인식 등 혁신 방향을 강연한다. 리차드 유 화웨이 CEO는 모바일 AI의 진화 방향을 전망한다.
글로벌 가전시장 톱 티어인 삼성과 LG도 AI 부문에서 ‘팔방’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만 벌써 여럿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패밀리허브보다 진화된 음성인식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집안에 있는 모든 제품을 음성만으로도 제어할 수 있도록 진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기기 종류, 운영체제 관계 없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연결된 모든 제품을 하나의 앱으로 제어하는 삼성커넥트를 더한다. 삼성 스마트폰의 빅스비까지 연결해 AI 기반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축했다. 빅스비는 손안의 인공지능 비서 역할을, 패밀리허브는 주방의 음성인식 허브 역할을 하며 삼성커넥트는 앱과 연계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시켜준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IoT 기술 표준화 단체인 OCF의 주축 멤버로서 동맹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아마존 AI 스피커 아마존에코와 생활가전을 연동시킬 것을 예고했다. 아마존에코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AI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스피커다. 앞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구글 홈과 손잡은데 이어 AI 플랫폼을 더욱 확장시켰다. LG전자 역시 스마트씽큐 허브를 통해 AI 기술의 자체 경쟁력도 쌓고 있다. 인공지능 에어컨, 공항 안내로봇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는 중이다. LG전자는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 등 생태계를 넓히기 위한 유연한 전략이 돋보인다.
AI 플랫폼의 연결성 위에 신제품이 이목을 집중시킬 도구다. LG전자의 V30이 IFA 전야제를 장식한다. V30 데뷔 무대로 IFA를 택하며 야심차게 기획했다. V30은 최초의 플라스틱OLED 풀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LG의 소형 OLED 기술력을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삼성이 독점하고 있는 소형 OLED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LG는 TV 화질을 설명하던 색재현율, HDR 등의 용어를 V30의 수식어로 활용했다. TV에서의 화질경쟁을 스마트폰에서도 재연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부터 IFA를 데뷔무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올해도 갤럭시노트8을 미국에서 선공개했다. IFA에선 대신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IFA에서는 기어핏2 후속작인 기어핏2 프로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방수기능이 강화돼 물 속의 격렬한 움직임이 가능한 수영모드를 지원할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듀얼카메라 등으로 무장한 갤럭시노트8의 유럽 마케팅도 IFA에서 본격화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