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기자]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배터리 관련주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중국은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생산제도가 시행될 예정이고 유럽에서도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LG화학(051910)을 비롯한 관련업체의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두 달 사이에 30% 넘게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조정받았던 코스피와는 대조되는 흐름이었다. 배터리 소재업체인
포스코켐텍(003670)과
코스모신소재(005070) 등 관련주도 한 달 동안 40% 급등하는 등 관련주의 동반 상승세가 뚜렷했다.
최근 전기차 관련주의 상승은 중국발 시장 확대 기대감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생산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기차 산업 육성 의지를 분명히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완성차 업체들은 202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량의 12%를 전기차로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수요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김철영 KB증권 연구원은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자동차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시장규모가 가장 큰 중국에서 쿼터제가 시행되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도 디젤게이트 이후 각국이 환경 규제 강화 정책을 펴고 있다. 유해물질 규제 기준을 충족하려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전기차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의 저탄소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해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이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현재의 내연기관차로는 배출 규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어 완성차 회사들이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국이 전기차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된 이유는 배터리 기술 발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작년에 출시된 2세대 전기차는 한 대당 7000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원가 부담이 높았지만, 정부와 글로벌 완성차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2025년에는 내연기관과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2020년 출시가 예상되는 3세대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600km 이상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편의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이 한국산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부분은 우려 요인이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마련한 LG화학은 유럽 완성차로 매출처를 다변화하면서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중국이 한국 업체가 제작한 배터리를 장착한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고시한 이후 LG화학은 중국 판매 비중을 줄이고 있다"면서 "최근 폴란드에 설비를 증설해 유럽 고객사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고, 2020년까지 현재 생산능력의 최대 3배 규모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판매처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배터리 관련주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