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2000여 납품업체로부터 4600명의 직원을 파견 받은 뒤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은 서원유통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부산과 경상도에서 7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원유통은 지난해 기준 매출 1조5000억원의 지역 대규모유통업체로 손꼽힌다.
5일 공정위는 서원유통의 납품업자 종업원 부당사용행위와 부당반품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서원유통은 지난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부산·경남 지역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 받은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서원유통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29개 매장 리뉴얼 작업을 위해 1990개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 4591명을 파견을 받아 야간에 상품을 진열하게 했다. 하지만 서원유통은 이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자가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부담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납품업자의 종업원을 파견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원유통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부당 반품 행위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원유통은 금사점 등 31개 매장에서 직매입한 상품 가운데 9종의 재고상품을 반품한 뒤 반품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매입하거나 반품상품 중 일부상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또 영도점 등 4개 매장에서는 판매가 부진한 재고상품 8종을 반품하고 대체상품으로 교환 받았다.
대규모유통업법상 직매입상품의 경우 매입이 완료되면 소유권이 대규모유통업자에게 이전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반품은 금지된다. 다만 납품업자가 서면으로 반품일 이전에 자발적으로 반품을 요청한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반품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서원유통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재발 방지 명령과 함께 4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납품업자 종업원 사용행위와 부당반품행위는 다수의 납품업자들이 경험하거나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 대규모유통업자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 유형"이라며 "대규모유통업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 행위 발견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과징금과 손해배상액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의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6일에는 대기업 유통업계를 직접 만나 업계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서원유통이 부산과 경남에서 운영 중인 탑마트.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