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건설사인
현대건설(000720)이 재건축·재개발에 이어 지역주택조합까지 주택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실적 쌓기에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31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일산 풍동 데이엔뷰 조합에 시공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사업부지 95%이상 매입계약 및 사업관련 인허가를 완료하고, 사업부지 전체 세입자 명도확약서를 확보할 경우 참여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현대건설이 최근 지역주택조합 일산 풍동 데이엔뷰 조합에 시공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사진/풍동 데이엔뷰 조합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36층 3개 단지로 총 2252가구로 구성된다. 고양시에 기부하는 수로를 포함해 분양 예정인 상가, 주상복합, 일반 아파트 등을 모두 시공할 경우 개발이익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김포 사우와 풍무동에서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시공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무 지역주택조합은 지하 1층~지상 35층, 총 1822가구, 사우 지역주택조합은 435가구로 구성됐다.
특히 사우동 지역주택조합은 애초 서희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집단 대출이 막히는 등 여러 이유로 시공사가 현대건설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8월 힐스테이트 효자동, 2016년 7월 힐스테이트 녹양역 등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성공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순 도급사업만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손해 볼 게 없는 구조다. 여기에 대단지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건설사는 수주물량을 늘려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데다 분양 및 광고·홍보 등 잡다한 과정을 배제하고, 시공에만 전념할 수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일산 풍동 데이엔뷰의 모델하우스 모형. 사진/김영택 기자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가 속도를 내자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지역주택조합이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내년 분양시장의 불확실성과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지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대림산업, SK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과거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개정된 주택법에 의해 지역주택조합의 사업추진이 투명해졌고, 건설사들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재건축, 재개발은 물론 지역주택조합 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