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정부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고분양가 행진에 제동을 걸면서 건설사들이 후분양제로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047040)은 지난달 중순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면서 조합 측에 후분양제를 제안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 정부의 규제 기조 속에서 선분양을 할 경우 분양가 제한 등 조합원들의 이익이 극대화되기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했다"며 "사업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시점으로 분양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대우건설과 맞붙은 롯데건설도 후분양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조합 측에서 후분양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며 "향후 조합에서 후분양을 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연달아 분양가를 당초 계획보다 낮추고 있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 이후 고분양가에 제동을 거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이달 초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하는 '산반포 센트럴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당초 예상가인 4600만~4700만원대에서 4250만으로 낮춰 책정됐다. 같은 달 삼성물산이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 예정인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도 당초 3.3㎡당 평균 4500만~4600만원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4200만~43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분양 대신 후분양을 택한다는 것은 향후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후 제대로된 분양가를 받겠다는 의도"라며 "신반포15차뿐 아니라 분양을 앞둔 인근의 다른 단지에서도 후분양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신반포15차는 지하 3층~지상 34층, 6개동, 총 673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18일 마감한 입찰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대우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을, 롯데건설은 기존 브랜드인 '롯데캐슬'보다 상위 브랜드를 제안한 상태다. 조합은 오는 9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