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국방부가 7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임시배치를 완료하고 작전 운용을 시작하면서 중국이 격한 반발을 표출한 가운데 사드보복의 집중 타깃이 돼 왔던 롯데그룹의 시름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이미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며 고강도로 압박해 온 중국인만큼 구체적인 추가 압박 시나리오를 단행할 조짐이다. 이에 최근 막대한 자금까지 쏟아 부은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채 '완전 철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중국 국방부나 외교부의 반발과 강경한 대응이 시사된 가운데 단순히 '엄포성'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기업들에 대한 보복 수위를 한층 높일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가장 가혹한 시련이 예상되는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중국의 계속된 '사드보복' 속에 그동안 두 차례 자금 수혈 등 최선을 다해 자구책을 써왔지만 이제는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방어하기도 역부족인 실정이다.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중국 내 롯데그룹의 모든 사업이 올스톱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롯데그룹이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는 사드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단돼 재개를 못하고 있다. 이번 사드 추가배치에 반발한 중국 당국이 올해 초처럼 관영 언론들은 동원해 '롯데 때리기'로 소비자 불매운동을 부추길 경우 사업은 좌초될 공산이 크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규제로 악화된 면세점 실적도 걱정거리다. 국내 면세점 1위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지난해 2326억원에서 96.8%나 줄었다.
중국 당국의 영업정지 집중포화를 맞은 롯데마트의 상황은 더 엄중하다. 지난 3월 중순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112개 중국 내 점포 중 74점은 영업정지됐고 13점은 임시 휴업중이다. 영업을 하고 있는 나머지 12개 점포의 매출도 75%나 급감했다. 지난 3월말 증자와 차입으로 마련한 36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도 소진됐고, 또 다시 약 3400억원의 차입을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영업정지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자금 투입을 통해 중국사업을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드 보복이 조속히 풀리길 바랐지만 이제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를 비롯한 현지 진출 기업들이 지금도 너무 힘든 실정인데 중국의 보복 수위는 더 높아질 것 같다"며 "정부가 말하는 국방 안보도 중요하지만 경제 안보 차원에서라도 중국 피해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