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주사 전환 '운명의 날' 밝았다

계열 4개사 임시주총…분할합병안 결의 시 10월초 공식 출범

입력 : 2017-08-28 오후 4:37:28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오는 10월 초. 롯데그룹은 지주사로 공식 출범할 수 있을 것인가'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여부를 가르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28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제과(004990), 롯데쇼핑(023530), 롯데푸드(002270), 롯데칠성(005300)음료 등 주요 4개 계열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에 대한 임시주주총회가 29일 열린다. 
 
이번 임시주총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과정으로, 롯데 핵심 4개사의 분할합병안이 최종 결의될 경우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그 동안 롯데그룹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만큼 지주사 전환이 계획대로 성공하면 신동빈 회장이 공약한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완료할 경우 경영권 분쟁을 포기하지 않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반격 카드가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에서 임시주총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판세는 신동빈 회장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안건 승인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신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4개사의 지배력이 워낙 막강하고 탄탄한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어 극적 반전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합병주체인 롯데제과는 의결권 기준으로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63.04%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68%가 넘는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고, 롯데칠성(54.26%)과 롯데푸드(50.2%) 모두 지분율이 50%를 웃돌고 있다.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정 후견인 보호를 받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변수로 남지만, 이미 확보된 의결권 구조상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롯데 4개사 합병이 특정 주주의 이익에만 부합한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히고, 반대표 결집에 나섰다. 동시에 주총 안건 결의를 금지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최근 이 소송들을 모두 기각했다.
 
최근엔 국민연금까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합병안에 찬성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경우 롯데제과 4.03%, 롯데쇼핑 6.07%, 롯데칠성 10.54%, 롯데푸드 1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임시주총의 향배를 두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고, 결국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여기에 세계 최대 자문사인 '국제의결권 자문기구(ISS)'도 분할합병 찬성 의견을 내놨다. ISS 측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단순화와 순환출자 해소로 주주가치 상승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 리스크는 사업회사에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투자 회사 간 합병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9부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지주사 전환이 롯데의 경영권 분쟁에도 '쐐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을 앞두고 반격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임시주총에서 분할합병 안건 승인 후 지주사 전환을 마칠 경우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이 꺼내들 반격 카드가 사실상 없어진다. 
 
재계 한 전문가는 "분할합병 대상인 롯데 4개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고려할 때 안건 부결 가능성은 희박하고, 남은 관심사는 압도적 찬성이냐 아니냐의 여부 정도"라며 "경영권 분쟁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압도적 찬성이 이뤄질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을 원천 봉쇄하는 '쐐기'가 될 것으로 보이고 신동빈 회장의 '원롯데' 시대가 본격 열리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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