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의 엔트리 스포츠세단 제네시스의 첫 독자 모델인 ‘G70’ 출시를 앞두고 기아차의 ‘스팅어’와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하며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세단의 판매를 확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선호도에 따라 판매 간섭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G70과 스팅어는 양사의 고급형 세단 주력 모델로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가격도 비슷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5일 G70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문제는 지난 5월 출시된 기아차 스팅어가 인기를 끌고 있어 판매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G70과 스팅어는 일단 플랫폼을 공유한다. 플랫폼이란 차의 기초가 되는 차대를 말한다. 둘 다 후륜구동 기반의 신규 플랫폼으로 제작되며 높은 성능을 중시하는 제품 특성에 따라 만들어졌다. 엔진 라인업도 2.0 가솔린 터보, 2.2 디젤, 3.3 가솔린 터보 등으로 같다. 제로백은 3.3 터보 모델의 경우 스팅어 4.9초, G70 4.7초로 G70이 우세하다.
여기에 G70과 스팅어는 가격대도 비슷하다. G70은 3750만원부터 시작해 5230만원까지 가격이 매겨졌다. 스팅어의 가격은 3500~5110만원이다. G70이 약간 높기는 하지만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 가능한 가격대에서 비슷한 차량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G70과 스팅어는 직접적인 비교 차량에 속한다.
스팅어가 인기를 끌며 잘나가고 있지만 G70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G70 대기 수요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스팅어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본격 판매가 시작된 6월에는 1322대가 팔리며 월 판매 목표인 1000대를 훌쩍 넘겼다. 7월에도 1040대를 판매하며 신차 출시 효과를 확실히 누렸지만 8월 판매(711대)는 줄어들었다. 휴가 등 계절적 요인이 있지만 한 달 만에 판매량이 31.6% 하락한 것은 둘 중 어떤 것을 살까하는 간섭현상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G70 출시가 임박하면서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G70과 스팅어가 플랫폼을 공유하고 가격도 비슷하지만 개발 콘셉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판매 간섭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G70은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고, 스팅어는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으로 그란투리스모(GT)를 지향한다. 스포츠 세단은 일반 세단과 달리 달리는 능력에 방점을 찍고, 민첩한 움직임에 집중한다. 반면 GT는 장거리를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차를 말한다.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거주 공간의 쾌적성이나 안락함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G70 출시로 고급 세단 시장의 파이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랑(SUV) 코나와 스토닉 출시 전부터 판매 간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코나는 4230대가 팔려 쌍용차의 티볼리를 앞섰고, 스토닉은 지난 8월 1655대가 팔려 월 판매 목표량을 넘어섰다.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현대차 제네시스 'G70'(왼쪽)과 기아차 '스팅어'. 사진/현대·기아차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