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의 운명은…채권단 자구안 수용여부에 관심 촉각

박회장, 자구안 제출…더블스타, 금호타이어 매각 최종 결렬

입력 : 2017-09-12 오후 5:42:49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해외 매각이 무산된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담은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이 자구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경영진을 유지한 상황에서 다시 매각 절차가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들이 해임될 가능성이 높다. 
 
12일 채권단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날 오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과 함께 자구안의 실현 가능성과 차후 계획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며 "주주협의회 보고할 때쯤 내용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협의회 시기는 빨라야 다음주 중반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제출하는 자구안에는 유동성 악화와 기업 가치 하락, 중국 사업 부진 등으로 추락한 회사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포함돼야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에 대한 변제 가능성이 관건이다. 지난 2분기 말 연결기준 금호타이어의 현금성자산은 699억원이다. 지난해 말(1635억원)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현금이 1000억원 가까이 줄면서 유동성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박 회장은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매각 협상이 결렬된 직후 "중국 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공장은 1000억~4000억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구안에는 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나 금호타이어가 가진 130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지분(4.4%)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박 회장이 자구안을 내놓지 못하거나 자구안이 미흡할 경우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해임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워크아웃이나 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P플랜은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과 법원 주도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의 중간 개념으로 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다.
 
한편 더블스타는 이날 금호타이어 매매계약 해제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금호타이어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보내면서 중국 더블스타에 대한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더블스타 측은 금호타이어의 경영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매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 상태로 채권단이 추가 가격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는 현 수준에서는 인수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신분을 잃게 됨으로써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더블스타는 지난 3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타이어를 약 9550억원에 인수한다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협상이 결렬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FKI타워에서 열린 '2017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 환영만찬'에 참석해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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