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12일 중국에 912억원 규모 자가면역질환 항체신약(HL161)과 안구건조증 바이오신약(HL036)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규 타겟 항체신약으로는 첫 해외 기술수출 사례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지난 2015년 1046억원에 인수했다. R&D를 비롯해 영업과 생산 부문 시너지 창출을 위해 같은 해 공동경영을 시작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제약사로 알려져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00억원이다. 매출액(828억원) 대비 12% 비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10여개 신약 과제를 보유하고 있지만 R&D 성과가 현실화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실제 최대 프로젝트였던 C형간염치료제 '한페론'은 지난 2012년 미국에서 2상까지 완료했다가 다음 단계 임상시험 진행이 중단된 상태로 알려진다. 전세계 C형간염치료제 패턴 변화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페론은 1~3일에 한번 주사해야 하는 '인터페론알파'를 1회 주사로 1주일간 효과를 지속시킨 제품이다. 하지만 경구용 C형간염치료제들이 출시되면서 주사제의 시장성이 떨어졌다.
중소사여서 R&D 비용 조달에 한계를 드러내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지 못했다. 단기 먹거리인 개량신약과 복합제도 임상이 지연으로 경쟁사보다 발매가 늦어졌다. 매출은 매년 정체 상태였고, 수익성은 하락했다. R&D가 위축되는 악숙환이 벌어졌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 공동경영에 나서 사업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주력제품이라도 원가가 높은 제품을 정리하고, 대웅제약의 제품을 공동판매하도록 협업을 강화했다. 지난해 한올바이오파마의 매출액은 828억원으로 전년(800억원)비 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비 흑자전환했다.
신약 R&D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중국에 기술수출한 안구건조증 바이오신약(HL036)과 자가면역치료 항체신약(HL161)이 대웅제약과 협업하는 프로젝트다.
양사는 HL036에 78억원을 투자해 공동개발하고 있다. HL036은 항TNF 항체를 안약형태로 점안투여가 가능하도록 개량한 바이오베터(바이오 개량신약)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1상을 신청했다. HL161은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항체로 인해 발병되는 중증 근무력증, 신경성 척수염 등 중증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미국에서 1상 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6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공동으로 투자해 면역항암항체(HL186, HL187)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한 후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신약에 주력하고, 대웅제약은 합성신약과 개량신약 영역에 주력해서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R&D 분야를 필두로 각 부문에 있어서 시너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