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우리나라 5인 미만 기업의 노동자는 대기업에 근무자보다 임금을 3배 이상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임금 양극화는 10년 전보다 심해졌고, 미국·일본과 비교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군 임금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13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 국제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규모 기업을 100으로 놓고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를 비교했을 때 노동자 1인당 평균임금은 지난해 기준 5인 미만 기업 31.3%, 5∼9인 기업 46.2%, 100∼499인 기업 65.9%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10인 미만 기업의 노동자는 대기업에 비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또한 9년 전인 2007년보다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군의 임금 상황은 악화됐다. 5인 미만 기업 노동자는 500인 이상 기업 대비 2007년 34.1%에서 지난해 31.3%로, 5∼9인 기업의 노동자는 52.1%에서 46.2% 수준으로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 10∼99인 기업 또한 62.4%에서 54.6%, 100∼499인 기업은 74.2%에서 65.9%로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커졌다.

 

미국·일본과 비교하면 국내 기업의 임금 양극화 현상은 두드러진다. 국내물가와 외국물가의 변동을 환율에 반영시킨 구매력평가지수(PPP)를 토대로 산출한 지난해 우리나라 500인 이상 대기업의 월 평균임금은 6048달러로 5인 미만 기업(1894달러)의 3.2배였다. 반면 2014년 기준 미국 500인 이상 기업의 평균임금(4618달러)은 5인 미만 기업(3532달러)의 1.3배, 2015년 일본 500인 이상 기업의 평균임금(3982달러)은 5인 미만 기업(2497달러)의 1.6배로 나타났다. 10인 미만 소상공인의 경우 미국, 일본에 비해 평균임금 수준 또한 낮게 나타났다. 특히 5인 미만 기업은 미국의 53.6%, 일본의 75.9%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 500인 이상 대기업은 미국, 일본의 500인 이상 대기업에 비해 각각 31.0%, 51.9% 높은 임금을 받았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미국·일본보다 임금을 높은 수준으로 받지만, 그 외 소규모기업은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이다.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우리나라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심한 이유로 ▲대기업일수록 많은 상여금 지급 ▲우수한 인재 확보 위해 높은 초임 설정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과 없는 중소기업의 차이 등을 꼽았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또는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 경영자는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등 경영상 성과를 근로자에게 공유하고, 정부는 이러한 중소기업에 과감한 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