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성과가 저조한 창조경제혁신센터(창조센터)를 폐지할 방침이다. 그간의 운영 성과를 평가해 우수한 성과를 낸 창조센터를 중심으로 재편한다. 아울러 창조센터의 명칭과 기능도 새롭게 재정비할 계획이다.
17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전국 19개 창조센터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돌입한다. 그동안의 성과 등을 대상으로 면밀한 평가를 거쳐 우수한 창조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준에 미달되는 창조센터들은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
직전 정부의 핵심 사업으로 설립된 창조센터는 지역특화사업을 육성하고 창업과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 지역마다 특정 대기업을 '전담기업'으로 두고 민관이 협업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지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일부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담기업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센터에 무리한 지원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또 일부 창조센터의 경우에는 창업과 벤처, 스타트업이라는 주요 업무와 무관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센터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아오기도 했다.
이 같은 잡음이 지속되던 가운데 지난 7월26일 구 중소기업청이 현재의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함과 동시에 구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던 창조센터가 중기부로 이관됐다. 이후 지난달 초부터 구 미래부에서 넘어온 인력에 구 중기청 인력이 더해져 중기부의 창업벤처혁신실 산하 창업생태계조성과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기부는 창조센터의 활용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근 전국 19개의 창조센터를 모두 존속하기보다는 창업기업 육성 성과 등에 따라 평가를 거친 후 기준에 미달되는 창조센터는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중기부 관계자는 "전국 모든 창조센터가 (업무를) 잘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평가해 성과가 좋은 센터 위주로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세부적인 평가항목은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정량적 평가만으로 폐지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창조센터가 지역에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며 "특히 일부 여건이 전무했던 지역에 벤처캐피탈이나 엑셀러레이터가 생겨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창조센터 명칭과 기능도 달라질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창조센터가 하는 기능에 맞게 명칭 변경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논란이 됐던 기능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각자 사업의 취지는 조금씩 달랐지만 (다른 산하기관들과) 역할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며 "미래부, 산업부에서 넘어온 산하기관과 업무들의 조정을 하면서 창조센터의 기능도 다시 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