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취임 후 첫 유엔(UN)총회 참석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공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5분 간 이뤄진 양국 정상 간 통화내용 브리핑에서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채택 등 단합되고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한데 대해 엄중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북한 정권이 도발을 계속 할수록 더욱 강화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받아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임을 깨닫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더욱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압박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한국 자체방위 능력과 한·미 연합방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과 첨단무기 보강을 위한 관심을 보여준데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는 유엔총회 참석 전 회동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한 사전의제 정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4일 기자들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이) 추진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1일(현지시간)에는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 측은 통화가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통화내용 발표도 양국이 발표문 문구까지 조율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발표를 빼고는 (발표문을) 정확하게 조율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미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양국 관계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통한 다자외교 초점이 대북 추가제재보다는 지난 12일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 이행에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결의안 2375호 채택 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추가도발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추가 조치가 국제사회 합의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18일부터 22일까지 3박5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