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각) 유엔(UN) 총회 참석 차 3박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일정 첫날부터 북핵문제 해결방안 모색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에 매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3시간여의 비행 끝에 3시37분쯤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조태열 주 유엔 대사와 김기환 주뉴욕총영사 내외 등이 영접을 나왔다. 감색 양복에 자주색 넥타이를 맨 문 대통령과 한복저고리를 모티브로 한 정장을 착용한 김정숙 여사는 영접 나온 인사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현지시각)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곧바로 유엔 사무국으로 이동해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고,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단합과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에 의한 해결”이라는 문 대통령의 ‘평화적 해법’에 적극 호응하면서 화답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면담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루어진 문 대통령과 구테헤스 사무총장간 첫 면담 이후 두번째”라면서 “문 대통령과 구테헤스 사무총장 간 친분을 다지고, 한반도 문제의 해결 및 글로벌 현안 공동 대응에 있어 한-유엔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한층 공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과의 회동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다음 일정인 동포 만찬간담회로 향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뉴욕의 교통체증이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유엔 총회로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과 취재진들이 현지에 집결하면서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120여개국 정상들이 모인 뉴욕의 교통체증으로 세 블록을 걸어서 이동했다”며 “수행원들 역시 뉴욕 거리를 정신없이 뛰어다닌 오후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일종의 전화위복으로 문 대통령과 현지 교민들과 예정에 없던 즉석 소통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도보로 이동하는 도중 거리에서 만난 교민들과 시선을 맞추며 인사를 나눴고, 악수를 하면서 사진촬영에도 적극 응했다. 교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간담회에서 교민들을 향해 “여러분의 성공은 한민족의 자랑이자 세계 각국의 740만 우리 동포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라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뿌리 깊은 나무처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역사 및 한국어 교육 ▲장학제도 ▲모국 방문 연수 ▲미국 내 정치참여 지원 ▲차세대 재외동포 네트워크 지원 등을 언급했다.
한편 이날부터 3박5일간의 뉴욕 순방 일정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뉴욕에 머물면서 한·미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한·영 정상회담,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등 주요 국가 정상들과의 회동을 진행하고, 오는 21일에는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고조된 한반도 안보 위기 돌파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 호텔 앞에서 교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