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숨 가쁜 외교행보 이틀째…주제는 북핵·평창 올림픽

‘세계시민상’ 수상…“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 지킨 촛불시민들 대신해 받는 것”

입력 : 2017-09-20 오후 3:08:4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순방 이틀째를 맞아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진행하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등 외교 강행군을 이어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역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유엔총회 개막식 참석으로 일정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고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불안한 이때에 세계가 하나 돼 평창 올림픽을 보란 듯 성공시키면, 안보 불안을 씻어내고 지역 내 평화와 안전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에 휴전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휴전결의안이 11월13일 예정대로 많은 국가들의 지지 속에 채택 된다면, (평창 올림픽) 안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며 “북한이 참여하게 된다면 안전은 더욱더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휴전결의안 초안이 많은 국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고, 또 중요한 진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겨울 스포츠 강국들로 하여금 평창 올림픽에 대한 신뢰의 메시지를 발신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성공 요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바흐 위원장과의 접견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한 각국 수석대표 공식 오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구테헤스 사무총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헤드테이블에 착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근원적 방식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을 강조하고, 평창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참여 등을 요청했다.
 
오찬을 마치고 밀로쉬 제만 체코 대통령,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과의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 양국 우호관계 증진과 북핵문제 공조방안 등을 논의했다. 평창 올림픽 관련 기념품을 선물해 올림픽 홍보도 잊지않았다.
 
양자회담을 마치고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한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급 대화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 배출에 의무를 부여하는 탄소가격제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유도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전국 단위의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했고, 이미 전체 배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친환경 투자 인센티브를 확대해 기술혁신까지 이룸으로써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 나갈 것”이라며 “석탄화력과 원전에 대한 의존을 점차 줄여,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마지막 일정은 미국 대서양협의회(애틀랜틱 카운슬)의 ‘2017 세계시민상’ 시상식이었다. 수상자로 선정된 문 대통령은 “이번 세계시민상은 문재인 개인이 받는 것이 아니라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국의 촛불시민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며 며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희망을 만들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구했다”고 소개했다.
 
국제협력·분쟁해결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대서양협의회가 수여하는 세계 시민상은 2010년 이래 세계 시민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인사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현지시각) 뉴욕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대서양협의회 세계시민상을 수상한 뒤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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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