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미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와 업계가 함께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의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 합동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외교부 수입규제대책반과 삼성전자, LG전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를 비롯해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5일 미국의 월풀(Whirlpool)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제소에 대해 이를 '긍정(affirmative)'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미국이 삼성·LG 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이 불공정 무역 행위가 아니더라도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보호와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 판정이 세이프가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날 회의에서 정부와 업계는 이번 판정이 수입량 제한, 관세부과 등 조치로 이어질 경우 주력시장인 미국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구제조치 판정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입물량을 제한하는 쿼터나 관세 부과 등의 구제조치에서 한국산을 제외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세탁기 수입제한 시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고, 제품가격 상승 등 부작용 발생이 예상되는 점, 월풀 등 미국 내 세탁기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없었다는 점 등을 지속 강조해나갈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 세탁기 공장 투자를 결정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 및 세탁기 부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의 부당성을 적극 주장하겠다"며 "19일 열리는 구제조치 공청회에 참석해 정부의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1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세탁기 세이프가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한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업상차관보가 업계 관계자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