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가전부문 실적이 TV로 인해 명암이 엇갈렸다. OLED TV 등 초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파생 라인업까지 동시에 상승하는 낙수효과를 누린 LG와 달리 삼성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인 QLED TV의 판매 부진으로 가전부문 수익이 반토막 났다.
15일 각 증권사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포함된 생활가전(CE) 부문에서 3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7740억원 대비 절반 이상 수익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3%대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CE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이유는 TV사업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 초 출시한 QLED TV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3분기 VD사업부는 매출 5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100억원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LG전자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에서 각각 4500억원, 37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H&A 5조원, HE 4조7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로는 각각 8% 수준이다. 프리미엄 가전 비중 증가로 실적이 상승했다는 평가다. 특히 OLED TV 판매 증가와 UHD TV 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률이 상승하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TV부문 실적 부진은 세계 TV 시장 점유율 추이와 궤를 같이 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분기 기준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7.0%로 소니(37.7%)와 LG전자(33.5%)에 뒤졌다.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점유율은 26.6%로 소니(36.1%), LG전자(27.8%)에 뒤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QLED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퀀텀닷 TV 판매량은 2분기 35만1000대로 1분기 67만6000대보다 48% 가까이 줄었다. 세계 TV시장 점유율도 2016년 21.6%에서 2분기 기준 20.5%로 1%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반면 LG전자는 OLED TV 판매 증가로 고무적인 상황이다. OLED TV의 국내 월 판매량은 1만대를 돌파했다. OLED TV 전체 시장으로 봐도 상황은 고무적이다. IHS마킷은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 72만3000대에서 2020년 660만대로 9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OLED TV의 평균판매가격 또한 높아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19년까지 5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LG 내부적으로도 OLED TV와 프리미엄 LCD TV의 가격차가 1.2~1.3배까지 좁혀진다면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도 현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쇼핑 시즌이 도래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도 높다. 이래저래 LG전자로서는 수혜다. 다만, 삼성전자의 마케팅 역량과 투입되는 자본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