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선물보따리 안겨준 부총리의 방미

입력 : 2017-10-16 오후 4:17:59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9시30분.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리고 있는 IMF 회의장 앞은 술렁였다. 회의도중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동행기자단에 기자설명회를 열었던 것이다. 게다가 설명회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함께 배석한다는 소식에 기자들은 '빅 뉴스'를직감했다.
 
'빅 뉴스'는 선물이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56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3년 연장한 것이다. 지난 10일 한·중 통화스와프가 종료된 이후 연장 소식이 없던 터라 워싱턴에서 전해진 희소식은 한국경제에 큰 선물이 됐다. 통화스와프가 국제금융시장의 안전판으로, 상대국과 경제협력의 좋은 상징과 수단일 뿐 아니라 얼어붙었던 한중관계를 녹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발표될 '환율보고서'에 대한 리스크도 잠재웠다. 취임후 처음으로 열린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 부총리는 정부가 환율을 자의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피력했다. 부총리는 "다음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고, 회담에서도 미국 국제담당차관과 시걸 만델커 테러금융정보차관 등 미국 재무부 양차관이 함께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실제 김 부총리는 6일간의 방미 일정 동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참석 뿐 아니라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스탠다드앤푸어스(S&P)·피치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담당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대통령 보좌관 등을 만나는 등 쉴 틈 없는 경제외교를 이어갔다.
 
그 결과 부총리는 한국경제에 악재로 꼽혔던 미국과 중국의 긴급 현안을 풀고 귀국하게 됐다. 또 북한리스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등 의미 있는 외교성과를 냈다. 다만 앞으로도 한·미 FTA문제, 중국 사드보복 등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불씨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인식해 얽히고설킨 경제외교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잇단 선물을 계속 준비해 주길 기대해본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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