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주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정부가 환율을 자의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 만큼 미국측에 충분히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2017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 부총리는 14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과 취임 후 첫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므누친 재무장관에 한국 정부가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
미국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상반기(4월 15일), 하반기(10월 15일) 두 차례 의회에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조작 여부를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15일까지 의회에 환율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환율보고서 제출은 그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3가지 기준으로 교역대상국을 분석해 환율보고서를 작성한다. 이중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 2가지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김동연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일이 없는 만큼 다음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우리 입장을 미국측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국 재무장관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 리스크에 한미 간 공조체제를 강화해 빈틈없는 대응체제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양국 재무장관은 한·미 경제협력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고 있음에 공감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한·미 FTA 개정협상이 상호 이익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담은 1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미국 측에서 데이비드 말패스 국제담당차관과 시걸 맨덜커 테러금융정보차관이 배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양 차관이 모두 배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므누신 재무장관이 양자면담 후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IMF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IMF에서 스티븐 무느친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워싱턴=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